지난 2011년 송파구 거여 · 마천 일대에서 불법 다단계 업체를 운영해 온 피의자들이 경찰에 검거되고, 이에 속아 이른바 '거마 대학생'으로 활동한 학생 6천 6백여 명의 피해 사례가 언론에 보도되면서 '불법 다단계 업체'의 실체와 문제점이 우리 사회의 수면 위로 떠올랐습니다.

  당시 한 TV 프로그램을 통해 보도된 '거마 대학생'들의 생활은 가히 충격적이었는데요.

  그 후 지속적인 경찰의 단속과 서울시의 현장 점검 및 지도, 피해자들에 대한 예방 교육과 법률 상담 등 사회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불법 다단계 업체들의 수법은 날로 교묘해지고 그 피해 역시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우리 모두가 잠재적인 피해자라고 할 수 있지만, 그중에서도 아직 사회 경험이 부족한 대학생들 혹은 급격히 변화하는 사회 물정에 어두울 수밖에 없는 노인들은 불법 다단계 피의자들의 주요 타겟이 되고 있습니다.

  금천경찰서 수사과는 최근 호화 크루즈 여행을 미끼로 주부 등 서민 2,056명을 상대로 120여억 원을 받아 가로챈 유사수신업체 피의자 A씨(54세) 등 일당 26명을 검거했습니다.

  이들은 작년 3월경부터 서울 금천구 가산동에 '주식회사 나눔포럼오로라'라는 법인을 설립하고, 서울뿐 아니라 춘천 등 전국 6개 지점에 12개 팀을 만들어 다단계방식으로 모집한 피해자들에게 매일 사업설명회를 개최했습니다.

  이들이 말하는 '크루즈사업'이란 개인이 처음 220만 원을 내고 5계좌를 가입하면 한 계좌에 해당하는 금액인 44만 원은 일주일 후 다시 본인의 계좌로 돌려받고, 자신의 후순위로 회원 가입이 25명이 늘어날 때마다 2차 220만 원, 3차 1,000만 원과 제주도 여행, 4차 5,000만 원과 크루즈 여행, 5차 2억 원에 벤츠 승용차를 돌려준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러한 방법으로 이들에게 속은 2천 여명의 피해자들은 대부분 경제적 활동을 하지 않는 주부와 노인들이었습니다.

  금천서 이건석 형사의 말에 따르면 전체 회원이 2천 명이 넘도록 5단계에 간 사람이 없을 정도로 전형적인 피라미드 형식의 유사수신행위라고 했습니다.

  구속된 A 씨 등 3명은 대부분 유사수신행위로 경찰의 조사를 받거나, 사기 등의 전과가 있는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심지어 지난해 10월 경찰이 사무실을 압수 수색을 한 사실이 언론에 나오자 "무혐의 처분을 받았다"며 피해자들을 속여 범행을 계속했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금천경찰서 이건석 형사는 "최근 불경기를 틈타 더욱 교묘하게 진화하는 유사수신행위가 많다"며 "터무니없는 고수익을 보장한다고 유혹하는 회사는 유사수신업체로 의심해 봐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자석요와 같은 건강식품에서 시작되어 취업 사기, 창업 사기, 크루즈 여행 사기까지 진화하고 있는 유사수신행위에 대한 수사를 지속할 예정입니다.
  유사수신행위로 의심될 경우 경찰이나 금융감독원(신고전화 1332)에 신고해 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