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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아버지 · 할머니와 함께하는 행복한 경찰관

  시민의 안전을 위해 밤새도록 치안현장을 누비는 경찰관.
  그들이 있기에 우리는 안심하고 지낼 수 있는 거겠죠?

  이런 경찰관들은 비번날에 무엇을 할까요?
  필자는 파출소근무를 할 때만 해도 비번날엔 잠만 잤던 기억밖에 없습니다.

  경찰관들에겐 삶의 활력소라 할 수 있는 비번날 대부분을 자원봉사 활동으로 보내는 경찰관이 있다고 하는데요.

  바로 '자원봉사의 달인', 서울은평경찰서 대조파출소 김광현 경위입니다.

  김 경위를 만나기 위해 약속 장소인 은평구 대조동에 위치한 노인 무료급식소 '나눔의 둥지'로 향했습니다.

  "안녕하세요? 제가 김광현 경위입니다"

  옆에 있는 건장한 청년은 김 경위와 함께 근무하고 있는 오치정 순경입니다.

  오치정 순경 : 저는 경찰에 들어온 지 2달밖에 되지 않았어요.
대선배인 김 경위님과 얘기를 나누다 봉사를 하고 계시는 걸 알게 되었고, 그 후로 시간이 날 때마다 봉사활동에 참여하고 있어요. 우리 대조파출소 직원들도 마찬가지고요.

  김광현 경위 : 저는 절대로 직원들에게 봉사활동 하러 같이 가자는 얘기를 꺼내지 않아요.
봉사란 자발적이고 마음에서 우러나와야 하는 거라고 생각합니다. 그런데 오 순경처럼 우리 직원들이 적극적으로 뜻을 함께하겠다고 하니 무척 고마울 따름이에요.

  경찰생활 28년 차 김광현 경위는 2006년부터 거의 8년째 나눔의 둥지라는 노인 무료급식시설에서 자원봉사 활동을 해오고 있습니다. 하루 200여 명의 노인들이 이 시설을 이용하고 있죠.

  김광현 경위 : 제가 봉사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한 곳은 2002년 은평구에 있는 한 복지시설입니다.
그곳은 여러 단체에서 많은 지원을 받고 있기 때문에 2006년부터는 시설이 열악한 이곳 나눔의 둥지에서 봉사 활동을 하게 되었습니다.

  김 경위의 봉사 활동은 오전 9시쯤 시작해서 음식 준비와 배식, 설거지와 청소를 하다 보면 오후 2시를 훌쩍 넘기게 됩니다.
  앞치마를 둘러메고 음식 준비를 하는 김 경위의 손놀림이 예사롭지 않네요^^

  "할머니. 오늘 불편한 곳은 없으시죠?"
  할아버지, 할머니에게 안부 인사도 빼놓지 않습니다.

  맛있게 음식을 드신 한 할머니에게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어이구 세상에 저런 젊은이(?)도 없어~ 키도 크지, 예의도 바르지, 참 착혀~~ 우리 아들 삼고 싶다니께."

  배식 후 할아버지. 할머니가 사용하셨던 식판과 수저들을 한데 모아 설거지를 시작합니다.
  야간근무로 피곤할 법도 한데 내색하지 않고 싱글벙글 웃으며 식판을 닦습니다.

  "봉사활동이 저에겐 피로회복제예요. 그 뿌듯함에 피곤함이 싹~가신다니까요?"

  김 경위는 봉사활동뿐만 아니라 할아버지, 할머니의 딱한 사정을 듣게 되면 경찰관으로서 할 수 있는 일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습니다.


  지난 9일에는 홀로 사시는 한 할아버지가 전세보증금을 되돌려 받지 못하고 계시다는 얘기를 듣고 주변 동사무소, 등기소, 우체국을 다니며 할아버지의 답답한 마음을 말끔하게 풀어드렸다고 합니다.

  나눔의 둥지에서 매일 점심 식사 후 남은 음식까지 싸가서 저녁으로 때우시며 생활하시는 정00(86) 할아버지는 국가유공자 혜택으로 임대주택 입주가 어렵게 결정되어 이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할아버지의 전 재산인 전세 보증금 4,500만 원을 계약이 끝났음에도 불구하고 집주인으로부터 받지 못하는 위기에 처하게 되었습니다.

  이사를 하지 못해 금쪽같은 생활비 20만 원을 살지도 않는 임대주택의 월세로 내고 있는 상황이었죠. 혹시 집이 매매라도 될 경우 할아버지의 전 재산이 날아갈 판이었습니다.

  할아버지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나눔의 둥지에 자원봉사를 하러 온 김광현 경위와 김창희 경위, 오치정 순경에게 사정을 이야기했고, 그들은 곧바로 법원 민원실에 임대차보호법에 관해 알아보았습니다.
  관할법원에 임차권 등기명령을 신청한 후 보증금 반환 청구소송을 제기하여 승소 판결을 받은 후 강제경매 절차를 진행하면 전세보증금을 보전받을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죠.


<할아버지와 주민등록등본 발급과 내용증명서 발송을 도와주는 오치정 순경과 김광현 경위>

  직접 할아버지를 모시고 주변 동사무소에서 주민등록등본, 등기소에서 건물·토지 등기부 등본을 발급받고, 우체국에서는 건물주 앞으로 내용증명서를 발송해주는 등 할아버지를 위하여 깔~끔하게 원스톱 민원처리를 해드렸습니다.


  한 할머니의 눈물을 닦아준 사연도 있습니다.

  갈현동에서 별다른 소득 없이 홀로 사시는 이00 할머니(83)는 길거리에서 약을 강매 당했습니다.
  어느 날 혼자 길을 가고 있는데 어떤 남자가 "몸에 좋은 약이니 한번 드셔보세요"라며 다가왔습니다.
  할머니는 몸에 좋다는 말에 깜빡 속아 약을 산 후 일주일 동안 복용하였습니다. 그런데 몸이 좋아지기는커녕 배가 아프기 시작하더니 설사를 하기 시작했죠.
  며칠 동안 끙끙 앓으며 슬퍼하시는 사연을 접한 김광현 경위, 김창희 경위, 오치정 순경은 약을 판매한 회사의 연락처를 알아냈고 약을 반품할 수 있었습니다.


<할머니와 함께 약을 포장해서 반송하고 있는 김광현 경위, 김창희 경위, 오치정 순경>

  김광현 경위 : 제가 경찰관이라서 참 다행입니다.
경찰관이기에 할아버지 할머니의 고민을 해결해드릴 수 있는 일들이 많거든요.

  그렇다고 봉사활동에 신경을 쓰느라 경찰업무를 소홀히 하는 것은 아닙니다.

  김광현 경위는 수배자 검거의 달인으로 은평경찰서에서 부동의 1위 자리를 고수하며 대조파출소가 성과우수 부서가 될 수 있도록 견인차 역할을 하고 있다고 하니 업무 면에서는 말 안 해도 아시겠죠?

  오치정 순경 : 김광현 경위님과 같이 일에서도 100점, 봉사에도 100점인 멋진 경찰관이 되고 싶습니다.

  김광현 경위 : 저는 그냥 좋아서 하는 일인데, 제 자랑을 하는 것처럼 비칠 것 같아 걱정스럽네요. 저는 앞으로도 여건이 되는 한 봉사를 하며 지내고 싶습니다.


  김 경위와 오 순경을 인터뷰하고 오면서 제 가슴 한편이 따뜻해지는 걸 느꼈습니다.

  비록 앞치마를 둘러멨지만, 대한민국 경찰관임을 잊지 않고 봉사하는 김광현 경위.

  형식적인 일회성으로 그치는 봉사가 아닌 지속적으로 할아버지 할머니들과 세상 사는 이야기를 하며 진정한 소통을 나누고 있는 경찰관을 만나고 오는 길이었습니다.




[2014-04-15, 08:55: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