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은 지난해 12월 15일 아동과 여성대상 성폭력 범죄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해 전국 101개 경찰서에 여성청소년과를 신설했습니다. 여성청소년과의 주요업무 중 하나가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자’의 관리입니다.

  뉴스레터 취재팀이 송파경찰서 여성청소년과 아동여성계를 찾아 서울경찰이 성범죄 전과자들을 어떻게 관리하는지 알아보기로 했습니다.

Q.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자’ 제도가 무엇인가요?

A.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성범죄자의 신상정보를 20년간 등록 · 관리하는 제도입니다. 성범죄로 확정판결을 받은 자는 자신의 <①성명 ②주민등록번호 ③주소 및 실제 거주지 ④직업 및 직장 등의 소재지 ⑤신체정보(키와 몸무게) ⑥소유 차량의 등록번호>의 정보를 경찰관서에 등록하고 변동 사항이 있으면 20일 이내에 자진 신고토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를 어기면 1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게 됩니다.

  서울의 경우 경찰서별로 적게는 50명에서 많게는 100여 명의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자’가 전담경찰관들의 관리를 받고 있습니다.

Q. 경찰은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자’를 어떻게 관리하고 있나요?

A. 경찰은 모든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자’를 위험성향 등에 따라 네 등급으로 나눠(A,B,C,D등급) 관리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들의 신변 변동사항을 6개월에 한번 법무부에 통보해 주고 있습니다. 법무부 통보와는 별도로 경찰은 이들을 월 1회 이상 관찰하는 것을 목표로 관리하고 있습니다.

  특히, 송파경찰서 박중면 경사는 지난 2월과 3월에 경찰의 관리를 피해 숨어버린 성범죄 전과자 2명을 검거한 유공으로 표창을 받은 성범죄자 관리 베스트 경찰관입니다.

  박 경사를 통해 경찰의 관리를 피해 잠적한 성범죄 전과자들의 검거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사례1>
  일정한 직업이 없는 A씨(35세)는 헤어진 여자친구를 찾아가 성폭행을 일삼은 혐의로 법원의 유죄 확정판결을 받고 경찰의 관리를 받아오던 중 연락을 끊고 잠적했습니다. B씨가 잠적한 이유는 사기죄로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였기 때문입니다. 평소 성범죄자의 개별적 특성과 성향에 대한 체계적 관리를 해오던 송파경찰서 최영란 계장은 A씨가 특정게임을 즐겨 한다는 것을 알고 압수수색 영장을 발부받아 게임에 접속해 있는 B씨의 아이피 주소를 파악해 A씨를 검거할 수 있었습니다.

<사례2>
  일용직 노동자 B씨(55세)는 찜질방 사우나에서 30대 남성을 성추행한 혐의로 성범죄 전과자가 되어 경찰의 관리를 받게 됐습니다. B씨가 경찰의 관리를 피해 잠적한 것은 지난 1월이었습니다. 박 경사는 평소대로 B씨에게 전화를 걸었으나 휴대전화는 사용이 정지되었고 박 경사가 B씨의 집을 찾아갔을 때, B씨는 이미 경찰의 통보 없이 어디론가 사라졌습니다.
  평소 가족 없이 홀로 거주했던 B씨를 찾기란 쉽지 않았지만, 박 경사는 일용직 노동자들도 고용보험이 된다는 것을 알고 노동부에 찾아가 B씨를 고용한 적이 있는 인력 사무소 주소를 알아냈고 매일 새벽 인력 시장으로 출근, 탐문수사와 잠복을 통해 한 달여 만에 B씨를 검거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Q. 성범죄 전과자들을 잘 관리하는 송파경찰서만의 노하우가 있습니까?

A. 경찰서 특수시책으로 ‘신상정보 등록대상 성범죄자’를 해당 지역경찰관과 함께 연계해서 관리하고 있습니다. 담당경찰관과 지역경찰관이 성범죄 전과자들을 교차 점검하는 방법으로 성범죄 전과자들의 범죄 심리를 억제하는 효과를 배가하고 있습니다.

  서원표 경사가 관리하고 있는 대상자는 20대 청년부터 50, 60대 장년까지 다양하다고 합니다. 출근하면 매일 성범죄 관련 뉴스를 검색한다고 합니다. 그리고 뉴스에 나온 사건이 자기가 관리하고 있는 대상자들의 상황과 유사하면 대상자에게 문자를 보내 안부를 묻고, 전화를 통해 성범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워 준다고 합니다.
  경찰관이기에 앞서 이웃집 형의 마음으로 때로는 동생의 마음으로 성범죄 전과자들을 대했더니 딱딱하기만 했던 그들의 마음이 조금씩 열렸다고 했습니다. 어떤 대상자는 먼저 전화를 걸어 자신의 안부를 전하기도 하고 “비오는 날 막걸리 생각이 나서 전화했다. 같이 한잔하자!”는 전화도 온다고 합니다.

  성범죄의 특성상 재범률이 제법 높지만, 그간 송파경찰서에서 관리하고 있는 성범죄 대상자들의 재범은 현재까지 단 한 건밖에 없었습니다.
  서원표 경사는 “담당 경찰관으로서 아쉬운 점은 경찰이 6개월마다 법무부에 통보하는 양식에는 대상자의 신상변동 여부만을 조사해서 통보할 뿐이다”라며, 신상변동 여부 외에 담당경찰관의 의견과 성범죄 전과자의 종합적인 상태까지 파악해서 통보한다면 좀 더 효율성 있는 관리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그래서 재범 위험이 현저히 낮아졌다고 판단되는 대상자들은 담당 경찰관의 건의, 법무부나 여성가족부 등 담당 부서의 위원회 회의 등을 거쳐 관리기간을 줄여 주는 것도 성범죄 전과자들을 효과적으로 관리하는 데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이야기도 덧붙였습니다.

  얼마 전 TV를 통해 전국의 성범죄 전과자 36명이 행방불명 상태로 경찰의 성범죄자 관리에 문제가 있다는 뉴스를 보았습니다.
  다수의 성범죄 전과자들은 여전히 경찰의 관리에 적지 않은 거부감을 드러내고 있습니다. 또한, 신병을 구속하지 않는 이상 성범죄 전과자들에 대한 완벽한 관리는 쉽지 않은 게 사실입니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 날로 늘어만 가는 성범죄 전과자들에 대한 효율적 관리를 위해서는 현장에서 노력하는 성범죄 전과자 담당 경찰관들에게 관리의 책임만을 묻기 전에, 부족하고 열악한 환경과 제도의 올바른 개선방향은 무엇인지 심각하게 고민하는 노력과 사회적 관심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지금 이 시간에도 성범죄 전과자들의 재범방지를 위해 끊임없이 노력하는 당신이 진정 대한민국의 자랑스러운 경찰관입니다.